공장 바닥 방수 때문에 견적서만 다섯 번을 다시 받았다

공장 바닥 방수 때문에 견적서만 다섯 번을 다시 받았다

견적서 속에 숨겨진 알 수 없는 용어들

얼마 전 공장 창고 바닥에서 물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게 처음에는 그냥 비가 많이 와서 습기가 차는 줄 알았는데,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졌다. 결국 업체 몇 군데에 전화를 돌려 견적을 받기로 했다. 그런데 견적서를 받아볼 때마다 머리가 아팠다. 상하수도설비공사업 면허가 있는지 확인하라는 지인 말에 급하게 면허 보유 여부를 확인했는데, 막상 견적서 항목을 보니 이게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자착식방수시트를 쓴다는데 이게 도대체 일반 시트랑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건지, 왜 어떤 곳은 단가가 두 배 가까이 뛰는지 설명이 없었다.

현장 방문이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았던 이유

한 업체는 현장 방문을 오겠다고 하고는 약속 시간보다 두 시간이나 늦게 나타났다. 비계구조물해체공사업까지 같이 하는 큰 업체라길래 조금은 꼼꼼할 줄 알았는데, 작업자분이 오셔서 바닥을 슥 보더니 대뜸 견적부터 넣겠다고 하더라. 내가 궁금한 건 ‘왜 여기서 물이 새는지’와 ‘이 공사를 하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였는데, 그분들은 오직 ‘얼마에 할 수 있는지’에만 관심이 있었다. 600억 단위의 대형 프로젝트를 하는 건설회사 이야기는 뉴스에서나 볼 법한 먼 세상 이야기 같았고, 내 눈앞의 100평짜리 공장 바닥 문제 하나 해결하는 것도 이렇게나 사람을 지치게 만드나 싶었다.

방수 시트 선택이 가져온 사소한 스트레스

나중에는 결국 내가 직접 자착식방수시트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공비만 생각했는데, 자재를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작업 기간이 3일에서 5일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공장을 멈춰야 하는 입장에서 이틀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방수 업체들은 다들 자기네가 쓰는 시트가 최고라고 했다. 10만 원대 자재와 30만 원대 자재의 차이를 설명해달라고 하니, 돌아오는 대답은 ‘그게 더 튼튼하다’는 식의 뻔한 말뿐이었다. 건설 기자재 유통 쪽 친구에게 물어봐도 정확한 정답은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결국은 내 판단으로 결정해야 하는데, 이게 잘하는 짓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었다.

아파트 외벽 크랙 보수 때와는 또 다른 상황

예전에 아파트 외벽 크랙 보수를 진행할 때도 참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도 비슷했다. 관리사무소에서 연결해준 업체는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쌌고, 직접 발품 팔아 구한 개인 업자는 안전장비 없이 작업하려고 해서 내가 다 조마조마했다. 그때의 기억 때문에 이번에도 걱정이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이번 공장 바닥 방수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견적서는 다섯 번째 다시 받았지만, 마음이 가는 곳이 없다. 너무 저렴하면 부실공사가 걱정되고, 너무 비싸면 내가 호갱이 되는 것 같아 찜찜하다.

기술교육을 좀 더 찾아봐야 했을까 하는 미련

차라리 내가 간단한 기술교육이라도 조금 더 공부하고 직접 감리를 볼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법적인 문제나 계약서 문구 하나하나를 따지다 보니 사람이 예민해지는 게 느껴진다. 전직 경찰관이 연루된 사기 사건 같은 뉴스들을 가끔 보면, 건설 업계가 참 복잡하고 사람 믿기 어렵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견적서에 찍힌 숫자 하나가 내 돈을 얼마나 더 뜯어갈지 고민하게 만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내일은 또 다른 업체 두 곳에서 견적서가 도착하기로 했는데, 이번엔 좀 더 정직한 대답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공장 한구석에 젖어 있는 바닥을 보면서 오늘도 한숨만 쉬고 있다.

댓글 1
  • 자작식 방수 시트 관련 자료를 찾으셨다니,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어요. 시트 종류에 따라 작업 기간이 크게 달라지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더 복잡해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