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방수 한 번 해보겠다고 덤볐다가 일주일 내내 고생했다

옥상 방수 한 번 해보겠다고 덤볐다가 일주일 내내 고생했다

옥상 바닥 상태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었다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3층 빌라 꼭대기 층으로 이사를 오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게 옥상의 거뭇거뭇한 얼룩들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세월의 흔적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이번 장마 때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을 받아내다 보니 더 이상 방치할 수준이 아니라는 게 체감이 됐다. 사람을 부를까 싶어 견적을 냈는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비쌌다. 대략 200만 원에서 300만 원 사이를 부르는데, 당장 여유 자금이 없으니 내가 직접 해보겠다는 무모한 결심을 하게 된 거다. 탄성도막방수재를 사서 바르면 될 것 같다는 아주 단순한 계산이었다.

방수재 선택에서 이미 한번 꼬였다

철물점에 가서 물어보니 아주 자신 있게 아스팔트 계열 방수재를 추천해 줬다. 이름도 생소한 무슨 브랜드 제품이었는데, 한 통에 10만 원이 조금 넘었다. 옥상 전체를 덮으려면 최소 5통은 있어야 한다고 해서 덜컥 샀다. 집에 가져와 보니 생각보다 무게가 상당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 계단으로 이걸 다 옮기는 것부터가 고역이었다. 낑낑대며 다 올리고 나니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다. 사실 그때 포기했어야 했다. 이미 여기서부터 몸이 축나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빨리 끝내고 누수를 잡겠다는 생각에만 꽂혀 있었다.

칠하는 것보다 닦아내는 게 더 큰일이었다

유튜브에서 본 대로 일단 옥상 바닥을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고 했다. 고압 세척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있을 리 만무해서 그냥 빗자루와 물걸레를 들고 나갔다. 묵은 먼지와 이끼가 눌어붙어 있어서 이걸 긁어내는 데만 이틀이 걸렸다. 햇볕은 따갑고 바닥은 뜨겁고, 중간중간 땀이 눈으로 들어가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예전에 누가 방수 몰탈을 대충 발라놓은 부분들이 쩍쩍 갈라져 있는데, 그걸 다 깨내고 다시 메우느라 또 시간이 한참 지체됐다. 이게 정말 효율적인 짓인가 싶었지만 이미 재료를 다 사버렸으니 멈출 수도 없었다.

도막 방수라는 게 생각만큼 매끄럽지 않더라

드디어 방수재를 바르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점성이 너무 강했다. 롤러로 펴 바르는데 팔에 알이 배길 정도로 힘이 들어갔다. 처음 한두 번은 재미있었다. 그런데 3시간쯤 지나니까 롤러가 뻑뻑해지면서 털이 다 빠지기 시작했다. 바닥에 방수재랑 털 뭉치가 뒤엉켜서 엉망이 됐다. 군데군데 뭉친 자국이 남는데, 이걸 펴려고 애를 쓰다가 더 지저분해졌다. 전문가들이 하는 것처럼 매끈하게 코팅이 되는 게 아니라, 무슨 진흙을 떡칠해 놓은 것 같은 몰골이 되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 고생을 하나 싶어 멍하니 하늘을 보게 됐다.

일주일이 지났는데 비가 온다

작업을 끝내고 3일 정도 말렸나? 겉보기에는 마른 것 같아서 일단락 지었다. 그런데 며칠 뒤 비가 쏟아졌다. 밤잠을 설치며 천장을 쳐다봤다. 결과는? 예전처럼 쏟아지지는 않는데, 여전히 어딘가에서 물기가 배어 나온다. 완벽하게 잡힌 게 아니었다. 아마 기초 처리가 제대로 안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그 돈을 들여서 제대로 된 업체에 맡길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지금도 천장에 생긴 얼룩을 보면 속이 쓰리다. 다음에는 정말 그냥 전문가를 불러야 할지, 아니면 또 내가 해보겠다고 고집을 부릴지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

댓글 1
  • 고압 세척기 없이 빗자루랑 물걸레로 하셨다니, 정말 힘들었겠어요. 제가 옥상 청소할 때도 그냥 고무장애만 썼는데, 훨씬 수월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