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며칠째 주야장천 쏟아지던 어느 날이었다. 안방 천장 구석에서부터 눅눅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결국 벽지를 타고 누런 얼룩이 번져 나가는 걸 보고 말았다. 처음에는 그냥 습기 때문인가 싶어서 제습기를 하루 종일 돌려봤지만, 벽지를 손으로 눌러보니 안쪽으로 물기가 가득 찬 게 느껴졌다. 이건 제습기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직감이 들었다. 사실 옥상 방수는 몇 년 전에 우레탄 도막 방수로 한번 손을 봤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대충 200만 원 정도 들였던 것 같은데, 5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다시 이런 사단이 나니 기가 찼다.
업체 찾는 것부터가 벌써 지친다
동네 커뮤니티에 물어보니 다들 종합설비 업체나 방수 전문 업체를 부르라고 했다. 근데 막상 전화를 돌려보면 다들 말이 다르다. 누구는 무조건 우레탄을 새로 덮어야 한다고 하고, 누구는 인젝션 공법으로 균열만 잡으면 된다고 했다. 비용도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곳은 인젝션 주입만 해도 50만 원은 기본이라고 하고, 전체 방수를 다시 하려면 최소 몇백 단위는 잡아야 한다고 했다. 머리가 아팠다. 그냥 싼값에 코킹이나 실리콘으로 대충 때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 곰팡이를 또 보고 싶지는 않아서 일단 몇 군데 견적을 받기로 했다.
현장에서 듣는 말들이 더 어렵다
방문한 기사님 한 분이 옥상을 둘러보더니 ‘바닥 배수가 문제’라며 트렌치 정비까지 같이 해야 한다고 하셨다. 예전에 양천문화회관 같은 공공시설 보수 공사 기사에서 봤던 내용들이 떠올랐다. 배수 체계를 아예 건드려야 물고임이 해결된다는 거였다. 단순히 방수제만 칠하는 게 아니라, 바닥 경사를 다시 잡고 물길을 터주는 작업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예전에는 겉면만 깨끗하게 덮으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바닥 물 스밈의 근본 원인을 들여다보니 돈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런데 이게 정말 완벽한 해결책인지, 아니면 과잉 견적인지 일반인 입장에서는 도통 알 길이 없다.
섣불리 결정했다가 후회할까 봐
결국 고민 끝에 부분적인 인젝션 공사를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비용은 예상보다 조금 더 나왔지만, 당장 옥상 전체를 다 뜯어고칠 엄두는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사 과정은 생각보다 지저분했다. 옥상 곳곳에 구멍을 뚫고 주입기를 꽂는데, 옆에서 보고 있자니 ‘정말 이렇게 하면 안 새나’ 싶은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기사님은 며칠 더 지켜보자고 하셨는데, 공사가 끝난 뒤에도 마음 한구석이 찝찝한 건 어쩔 수 없다. 제대로 된 바닥 방수 공사는 사실 돈도 돈이지만, 과정 자체가 너무 번거롭다. 짐을 다 옮겨야 하고, 소음과 먼지는 덤이다. 무엇보다 공사가 끝났다고 해서 100% 확실하다는 보장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스트레스다.
여전히 찜찜한 해결의 끝
이제 비가 다시 오면 안방 벽지를 다시 확인해봐야 한다. 만약 또 물기가 비치면 그때는 정말 옥상 스틸 방수까지 고려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주변에서는 처음부터 제대로 된 업체를 불러서 비싸게 하라고들 하지만, 비싼 돈 주고 해도 몇 년 뒤에 다시 뜯어야 하는 상황을 겪어본 입장에서는 선뜻 큰돈을 쓰기도 어렵다. 누군가는 옥상 관리를 1년에 한 번씩 직접 실리콘으로 보수하면서 버티라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누수라는 게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문제라, 수리가 끝난 지금도 비 소식만 들리면 자꾸만 천장을 쳐다보게 된다. 이게 제대로 된 건지, 아니면 임시방편에 돈만 쓴 건지 알 수 없는 불안함이 늘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