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틀 실리콘이 다 갈라져서 보였던 풍경
이 집으로 이사 온 지 딱 3년이 지났는데, 지난 장마 때 거실 큰 창문 아래쪽에서 물이 조금씩 배어 나오는 걸 봤다. 처음에는 그냥 결로인가 싶어서 슥 닦고 말았는데, 어제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꽤 눈에 띄게 축축해지더라. 자세히 살펴보니 창틀 외벽 쪽 실리콘이 완전히 다 들떠 있었다. 마치 낡은 옷의 실밥이 다 풀린 것처럼 덜렁거리는 게, 그동안 왜 이걸 신경 안 쓰고 살았나 싶었다.
업체 부르기 전에 고민했던 것들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보통 이런 걸 ‘코킹’이라고 한다더라. 베란다 외벽 실리콘을 새로 쏘는 작업인데, 업체에 견적을 문의하니 대략 창문 5개 기준에 30만 원에서 45만 원 사이를 불렀다. 인건비가 대부분이라는데, 사다리차를 써야 하거나 아파트 층수가 높으면 비용이 더 올라간다고 했다. 당장 몇십만 원을 쓰려니 고민이 좀 됐다. 요즘 물가도 비싸고, 사실 당장 창문을 새로 바꿀 계획도 없어서 그냥 실리콘만 덧바르면 될 것 같기도 했다.
결국 직접 해보겠다고 실리콘을 샀는데
마트에 가서 곰팡이 방지용 실리콘을 몇 개 사 왔다. 하나에 5천 원인가, 7천 원인가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창틀에 매달려 보니 이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기존에 붙어 있던 낡은 실리콘을 제거하는 게 진짜 핵심이라던데, 칼로 긁어내다가 창틀 알루미늄에 자꾸 상처만 내고 있었다. 제대로 제거도 안 된 상태에서 위에 덧바르려니 실리콘이 자꾸 겉돌았다. 한두 시간 낑낑대다가 결국 거실 창문 하나도 제대로 못 끝내고 포기했다. 다이소에서 산 헤라로는 틈새를 깔끔하게 메우기가 너무 어려웠다.
실패하고 나니 드는 찝찝함
내가 직접 한 곳은 실리콘이 울퉁불퉁하고 색깔도 좀 튀어서 오히려 지저분해 보였다. 무엇보다 이렇게 대충 발라놓은 게 나중에 비가 왔을 때 정말 막아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계속 든다. 어차피 전문가들은 로프 타고 내려와서 작업한다는데, 내가 창문 안쪽에서 낑낑거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방식일 거다. 창틀 틈새로 빗물이 들어오는 건 단순한 미관 문제가 아니라 아랫집 누수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던데, 괜한 객기를 부린 건 아닌지 마음이 좀 불안하다.
전문가를 부르는 게 맞는 건가
지금은 일단 급한 대로 투명 방수제를 틈새에 조금씩 뿌려두긴 했다. 하지만 이것도 임시방편일 뿐이다. 조만간 날씨 좀 맑아지면 결국 사람을 불러야 할 것 같다. 처음부터 그냥 업체에 맡길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애초에 인테리어 공사할 때 샤시 교체하면서 이 부분까지 확실히 체크했어야 했나 하는 후회도 든다. 창문 실리콘 하나 바꾼다고 이렇게 고민이 길어질 줄은 몰랐다. 여전히 창밖을 보면 덜렁거리는 실리콘이 자꾸 눈에 밟힌다.
투명 방수제는 괜찮았는데, 샤시 교체 시점부터 이렇게까지 복잡해질 줄 알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