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단독주택 옥상의 고질적인 누수 문제
부모님이 사시는 대구 남구 봉덕동의 주택은 지은 지 30년이 훌쩍 넘은 이층 양옥집이다. 오래된 집이 다 그렇듯 매년 여름 장마철이 다가오면 가장 큰 걱정거리가 바로 옥상 천장에서 물이 비치는 누수 문제였다. 예전에 동네 업자를 통해 칠해두었던 초록색 우레탄 방수층이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여기저기 들뜨고 갈라져 있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빗물이 스며들어 고이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올해는 장마가 오기 전에 어떻게든 손을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해결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우레탄 대신 무기질 방수제를 선택하게 된 이유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다시 초록색 우레탄 페인트를 덧바르는 것이었지만, 여러 후기를 읽어보니 우레탄은 콘크리트 바닥 내부의 습기를 가두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다시 기포가 부풀어 오르고 찢어지는 하자가 잘 생긴다고 했다. 반면에 시멘트계 무기질 방수제는 콘크리트와 성분이 비슷해 접착력이 좋고, 통기성이 있어 바닥 안의 미세한 습기를 밖으로 배출해 준다는 장점이 있었다. 시각적으로도 그 촌스러운 초록색 대신 깔끔한 회색빛 바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끌려, 이번에는 셀프로 무기질 방수 작업을 진행해 보기로 결심했다.
좁은 골목길에서 자재를 손수레로 나르던 첫날의 기억
작업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인터넷으로 자재를 주문했는데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부모님 댁 골목길이 워낙 좁고 양옆으로 차량들이 빽빽하게 주차되어 있어서 배송을 온 큰 트럭이 집 앞까지 들어올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대로변 모퉁이에 화물차를 세워두고, 무기질 방수제 통들을 손수레에 실어 골목길을 대여섯 번씩 왕복하며 날라야 했다. 우리가 고른 제품은 마페이 아쿠아디펜스라는 액상형 방수제였는데, 한 통에 12만 원 선으로 가격이 꽤 나갔다. 옥상 면적에 맞춰 대략 6통을 사고 하도 프라이머와 크랙 보수용 메쉬까지 구매하니 재료비만 90만 원 가까이 깨졌다. 사람을 부르는 비용을 아끼겠다고 시작했는데 몸은 벌써 지쳐가고 있었다.
기계 없이 수작업으로 진행한 지옥 같던 면처리 작업
방수 시공을 해본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바로 ‘면처리가 반 이상이다’라는 것이었다. 기존에 깨지고 부풀어 오른 우레탄 조각들을 완벽하게 긁어내지 않으면 새로 바르는 방수제가 겉돌기 때문이다. 전문 업체들은 대형 연삭기를 가져와서 바닥을 시원하게 갈아내지만, 일개 개인이 그런 장비를 빌려 이층 옥상까지 올릴 재간이 없었다. 결국 철헤라와 일자 드라이버, 그리고 휴대용 그라인더 하나에 의지한 채 쪼그려 앉아 바닥을 긁어내기 시작했다. 땡볕 아래에서 시멘트 가루와 누런 우레탄 부스러기를 뒤집어쓰며 온종일 바닥만 긁어댔다. 하루가 꼬박 지나고 나니 허리와 무릎이 끊어질 것 같았고 손가락이 제대로 펴지지 않았다.
매뉴얼대로 흘러가지 않던 방수제 도포와 건조 과정
겨우 바닥 청소를 끝내고 프라이머를 바른 뒤 본 제품인 아쿠아디펜스를 칠하기 시작했다. 제조사 설명서에는 1차 도포를 하고 나면 대략 3시간에서 4시간 사이에 건조가 완료되어 2차 도포가 가능하다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날이 유독 눅눅하고 바람 한 점 불지 않아 바닥이 도무지 마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덜 마른 상태에서 덧칠했다가는 나중에 방수층이 통째로 뜬다는 경고가 생각나, 옥상 구석에 걸터앉아 하염없이 바닥이 마르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게다가 벽면과 바닥이 만나는 모서리 부분에 균열 방지용 섬유 메쉬를 대고 방수제를 붓으로 펴 바르는 작업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메쉬가 자꾸 울퉁불퉁하게 울어서 그걸 일일이 펴느라 진땀을 뺐다.
시공이 끝나고도 여전히 남아있는 의문과 불안감
총 3일간의 악전고투 끝에 작업을 마무리했다. 다 끝내놓고 보니 초록색 대신 짙은 회색으로 덮인 옥상이 제법 그럴듯해 보여서 처음에는 뿌듯했다. 하지만 며칠 뒤 제법 강한 비가 내렸을 때 옥상에 올라가 보니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비가 내린 뒤 물이 빠져나가는 배수구 주변의 높낮이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는지, 구석진 곳 한군데에 얕게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셀프로 면처리를 하면서 바닥 수평을 고르게 잡지 못한 탓이었다. 통기성이 좋은 무기질 방수제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물이 늘 고여 있는 상태에서도 과연 하자가 생기지 않고 버텨줄지 솔직히 확신이 서지 않는다. 다음번에 또 이런 방수 문제가 생긴다면, 그때는 미련하게 고생하지 말고 그냥 비용을 더 주더라도 전문 장비를 갖춘 업체를 부르는 편이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메쉬가 울퉁불퉁한 거 보니까, 진짜 긁어내야 하는 건가 싶어서 더 신경 쓰였어요. 혹시 얇게 덧바르는 거 말고, 완전히 깎아내는 방법도 있던가요?
세월이 묻어나는 집의 옥상, 무기질 방수제 선택이 정말 현명한 것 같아요. 제가 집을 고를 때도 통기성 때문에 꼼꼼히 따졌거든요.
액상형 방수제 통을 손수레에 실어 왕복하는 게 정말 힘들었네요. 특히 좁은 골목길에서 무게 때문에 더 답답했을 것 같아요.
바닥이 마르지 않아서 거의 하루 종일 구르고 기다렸네요. 눅눅한 날씨 때문에 예상보다 훨씬 힘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