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세한 실금인 줄 알았는데 파보니 끝이 없더라
작년 여름이었나, 의왕 쪽 작은 창고 겸 사무실로 쓰는 공간 지하 주차장 벽면에 묘한 금이 가 있는 걸 발견했다. 처음엔 그냥 콘크리트가 수축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건설 현장 이야기도 들어보면 콘크리트 중성화니 뭐니 하면서 철근 부식까지 걱정해야 한다는데, 설마 내 공간이 그 정도일까 싶었다. 근데 이게 습기랑 온도가 변하니까 상황이 달라지더라. 장마가 시작되면서 벽면 틈 사이로 습기가 차더니, 결국엔 곰팡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게 단순한 미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씩 겁이 나기 시작했다.
무수축 몰탈이랑 주입제 사러 돌아다닌 날
결국 유튜브랑 커뮤니티를 뒤져서 보수 방법을 찾아봤다. 전문 업체 부르기엔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런 작은 균열까지 일일이 맡기는 게 맞나 싶어서 직접 해보기로 했다. 동네 철물점에 가서 콘크리트 균열 보수용으로 쓸만한 무수축 몰탈이랑 주입제를 샀는데, 대략 재료비만 15만 원 정도 들었던 것 같다. 사실 그게 얼마나 갈지, 제대로 된 처방인지도 모른 채 일단 눈에 보이는 구멍부터 메우기 바빴다. 문제는 콘크리트 표면이 생각보다 너무 거칠어서 주입제가 제대로 스며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바닥 폴리싱 하시는 분들은 장비가 따로 있어서 매끈하게 만지던데, 나는 그냥 붓이랑 헤라 하나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틈새를 쑤셔 넣는 수준이었다.
여름철 습도 관리의 현실적인 어려움
작업하면서 가장 괴로웠던 건 기온과 습도였다. 콘크리트는 양생이 중요하다는데, 지하 공간은 통풍이 잘 안 되니까 습도가 좀처럼 내려가질 않았다. 오전 10시쯤 작업을 시작했는데, 밖은 찌는듯한 더위인데 지하 작업장은 서늘하면서도 축축해서 보수제가 마르는 데 꼬박 하루가 넘게 걸렸다. 작업하다가 잠시 쉬면서 들었던 생각이, 건설 현장에서 여름철 품질관리 하시는 분들이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구는지 이해가 갔다. 한번 하자가 나면 나중에 누수로 이어질 텐데, 지금 내가 하는 이 엉성한 작업이 몇 달 뒤에는 다시 균열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불길한 예감이 자꾸 들었다. 사실 지금도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그 근처를 지나갈 때마다 혹시나 물이 맺혀있진 않은지 힐끔거리게 된다.
구조 변경 없이 혼자 해결하려니 한계가 명확해
보수를 마친 뒤에도 찜찜함은 남았다. 외벽 발수제를 바르면 좀 낫다고 해서 그것까지 뿌려봤지만, 근본적으로 벽체 내부의 문제인지 아니면 단순히 표면적인 균열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만약 이게 구조 변경이 필요한 정도의 하자였다면 내 선에서 끝낼 게 아니었을 텐데, 관리 주체가 시공사를 상대로 하자 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 같은 것도 이제야 찾아보게 되었다. 4년 차인가 5년 차인가, 기간이 길다고 하던데 나는 이미 내 돈 써서 셀프로 때우고 말았으니 지금 와서 따지기도 애매하다. 이래서 전문가들이 처음에 제대로 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나 싶다.
땜질 처방으로 일단락은 지었지만
지금 그 벽면은 겉으로는 말끔해 보이지만, 사실 속은 여전히 알 수 없다. 눈에 보이는 균열만 메워놓은 것뿐이지 이게 콘크리트 노후화를 완전히 막아줄 거란 기대는 솔직히 안 한다. 가끔 지하 주차장을 지나칠 때마다 보수했던 자리가 미세하게 색깔이 달라 눈에 띄는데, 그럴 때마다 ‘그냥 전문가를 불렀어야 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직접 해본 경험치고는 결과물이 썩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렇다고 다시 다 뜯어내고 처음부터 할 용기도 없다. 일단은 이 상태로 버텨보는 거지 뭐.
바닥 폴리싱하시는 분들처럼 붓 말고 다른 방법도 찾아봐야겠어요. 콘크리트 표면이 정말 까대기였네요.
콘크리트 거칠어서 주입제 넣기 너무 힘들었는데, 폴리싱 하는 분들처럼 도구 좀 사용했으면 더 잘 됐을 것 같아요.
콘크리트 표면이 거칠어서 주입제가 잘 스며들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네요. 폴리싱 바닥 관리처럼 전문 장비가 있으면 더 효과적이었을 텐데,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