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윗집인지 우리 집인지 헷갈리는 빗물 유입
작년 장마 때부터였다. 거실 베란다 쪽 창틀 아래쪽 벽지가 야금야금 젖어 들어가는 게 보였다. 처음에는 환기를 너무 안 시켜서 결로가 생겼나 싶었는데, 비가 오는 날이면 유독 젖는 속도가 빨랐다. 관리실에 연락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뻔했다. ‘외벽 쪽 크랙이나 창틀 실리콘 노후화 문제일 가능성이 높으니 전문 업체를 부르라’는 소리였다. 아파트 외벽은 공용 부분이라 관리사무소 책임이 아니냐고 따져보기도 했지만, 결국 내 돈을 들여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견적을 받아보는 과정의 피로감
업체를 몇 곳 불렀다. 요즘은 이런 누수 탐지나 코킹 작업을 하는 곳이 워낙 많아서 포털 검색만 해도 업체 리스트가 줄줄이 나온다. 대충 전화해서 물어보니 아파트 30평대 기준으로 외부 실리콘 전체 코킹 비용이 보통 30만 원에서 50만 원 사이를 부른다. 어떤 곳은 로프를 타고 작업해야 해서 위험 수당이 붙는다고 하고, 어떤 곳은 사다리차를 대야 해서 비용이 더 나온다고 했다. 그냥 창틀 주변만 살짝 바르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막상 현장을 보러 온 기사님들은 ‘기존 실리콘을 얼마나 꼼꼼하게 제거하느냐’가 핵심이라며 꽤 길게 설명을 늘어놓았다.
낡은 실리콘을 뜯어내고 나서야 보인 것들
작업 당일, 기사님이 창틀에 붙어있던 기존 실리콘을 커터칼로 긁어내는데 상태가 정말 가관이었다. 10년이 넘은 아파트라 그런지 실리콘이 탄성을 잃고 마치 과자 부스러기처럼 뚝뚝 끊어졌다. 그 틈으로 빗물이 고스란히 유입되고 있었던 거다. 실리콘을 제거하고 방수 실란트를 새로 쏘는 과정 자체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문제는 그 주변에 덧대어진 시트판넬 안쪽이었다. 판넬 내부까지 물이 이미 스며들어 있어서 닦아내고 말리는 과정이 더 번거로워 보였다. 기사님은 이 작업을 제대로 안 하면 나중에 벽 안에 곰팡이가 피어 고생한다고 했다.
왠지 모를 찜찜함과 여전한 불안감
작업이 끝난 뒤에 35만 원을 이체했다. 기사님은 이제 비가 와도 절대 안 샐 거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런데 며칠 뒤, 비가 조금 내리는데 창틀 아래쪽을 보니 여전히 미세하게 습기가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기분 탓인지 아니면 정말로 외벽 어딘가에 내가 찾지 못한 또 다른 미세 크랙이 있는 건지 확신할 수 없었다. 분명히 큰돈을 들여 수리했는데, 완전히 해결되었다는 개운함보다는 ‘혹시 비가 더 세게 오면 또 새는 건 아닐까’ 하는 찝찝함이 더 크게 남았다.
셀프 수리보다는 낫겠지라는 생각
사실 처음에는 내가 직접 해볼까 싶기도 했다. 인터넷에서 아덱스 X18이나 타일 줄눈제, 방수 실란트 같은 걸 사서 직접 쏘면 훨씬 저렴하겠다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하지만 15층 높이의 베란다 창틀 바깥쪽을 매달려 작업한다는 건 상상만 해도 아찔했다. 며칠 전 유튜브에서 본, 전자식 손잡이가 고장 나서 갇혔던 테슬라 차주 사례가 문득 떠올랐다. 기계든 집이든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직접 해결하려다 더 큰 사고를 치는 것보다는 차라리 비용을 지불하는 게 나았겠지 싶으면서도, 왜 이 문제는 내가 살고 있는 내내 매번 반복되는 고민인지 알 수가 없다.
10년 넘은 아파트라 실리콘이 그렇게 쉽게 부서질 줄은 몰랐네요. 이제부터 비슷한 구조의 다른 집들도 주의해야겠어요.
나도 오래된 아파트 베란다에서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마음 알겠어요. 전문가 도움 없이 혼자 해결하려다가 오히려 더 번거로워진 경우 생겼거든요.
실리콘 제거 작업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걸 알게 됐네요. 유튜브 영상에서 봤던 것처럼, 안전 문제 때문에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맞는 것 같아요.